BOOK

현남 오빠에게

2018. 4. 8. 21:32







그럴 때면 이해할 수 없는 눈물이 얼굴을 덮었다. 

외로움이 너무나 익숙하고 너무나 당연해서 정확히 무엇인지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모습을 바라보면서. - p.57



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느껴졌다. 남자는 나이가 찼고, 연애 기간도 길었으니까. 그런데도 그의 집을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

늘 지치고 피곤했다. 유진은 유진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부분이 아프게 깎여나가는 기분이었다. - p.60~61



난 어째서 그를 견뎠을까. - p.67



언제까지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겠지만 오늘 같은 순간들이 만들어낸 거리를 좁힐 방법은 없다. 그 거리는 유진에게 어떤 안타까움을, 

그리고 자유를 줬지만 언젠가 그만큼의 슬픔을 줄 것이었다. 유진은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. 

어떤 사랑도, 어떤 후회도 그 슬픔을 갚아줄 수 없다는 사실도. - p.73



─ 혼자 안 외로운가?

─ 혼자인지 누가 있는지 알 게 뭐야. - p.86



이십대에 가졌던 꿈이라든지, 삼십대에 열망했던 미래에 대한 희망은 결국 기억에 남지도 않을 것이었다. - p.87



터진 울음이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았다. 이게 모두 갱년기 때문이었다. 부디 그랬으면 싶었다. - p.117



하지만 그을린 유리창을 앞에 두고 멋대로 떠올린 장면은, 

내 머릿속에서만큼은 영영 지워지지 않은 채 오히려 더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. - p.133~134



"선배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죠?" - p.172



자신의 것이 아닌 신에 발을 꿰기 전에는, 영원한 타인의 옷을 입어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던 감각들이 표의 온몸을 타고 흘렀다. 

그럼에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통증보다는 가려움에 가까운 무엇이었다. - p.237



나는 얼음으로 된 그릇이었으나 꿈만은 얼지 않았다. - p.245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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